병굿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101305
한자 病-
영어공식명칭 Byeong-gut|Rituals to Help Patients Heal
이칭/별칭 터굿,부정풀이,신장대,선굿,좌경,병경,병정,큰경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제
지역 충청남도 아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효경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간신앙|개인신앙
의례 시기/일시 질병 발생 시

[정의]

충청남도 아산시의 가정에서 식구가 아플 때 무속인을 불러 행하던 종교적 질병 치료 의례.

[개설]

충청남도 아산시 마을 사람들은 질병을 귀신의 장난으로 여겼다. 집안에 질병이 생기면 무속인을 불러 굿을 베풀었다.

병굿은 집안의 우환이므로 집안의 가신을 안정시키는 안택과 함께 시행한다. 부정풀이-주왕[조왕]-터주-성주·조상의 순서로 가신을 위한 뒤 신장을 잡아 환자의 질병 원인, 치료 방법 등을 묻는다. 귀신의 침탈로 발생한 질병이라면 귀신을 잡아 병에 넣어 땅에 매장한다. 그렇지 않고 약을 먹어야 낫는 질병이라면 약방이 있는 방향을 일러준다. 신장은 천신의 사자로 잡귀 잡신을 대적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이다. 참나무로 크게 대를 만들어 대잡이가 이를 쥐고 신의(神意)를 파악해 귀신을 물리친다.

[절차]

충청남도 아산시의 주민들은 병이 나면 보살이나 법사를 찾아가 점(占)을 친다. 이때 귀신의 침탈로 인한 질병이라면 병굿을 한다. 환자의 생년월일시를 고려해 병굿을 하기에 적당한 길일을 택한다. 가정의 평안을 위한 굿인 안택은 하루에 끝나지만, 병굿은 적어도 사흘간 베풀어야 효험을 본다. 간단한 질병이면 안택을 하고 말미에 귀신을 물리는 굿 한 석을 추가해 병귀(病鬼)를 잡거나 객귀를 물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그러나 중한 병이라면 안택 후 신장대를 잡아 질병을 유발한 귀신을 잡는 병굿을 추가한다.

병굿을 하려면 먼저 집안의 평안을 위해 안택굿을 먼저 시행한다. 집안의 가신을 모두 안정시키는 굿을 먼저 시행하는 것은 집안의 가신을 모두 좌정(坐定)시켜야 질병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병굿을 하려면 귀신을 잡아들여야 하므로 종이를 파서 설경(說經)을 하고, 신령의 명칭을 적어 넣은 위목(位目)을 적어 둔다. 또한 잡귀 잡신을 잡아들이는 신장을 모실 신장대를 만든다. 신장대는 동쪽으로 뻗은 참나무를 꺾어다가 흰 종이를 잘라 대에 두른다. 마치 털이개처럼 만드는데, 이를 ‘신장 옷 입힌다’고 표현한다. 이 신장대는 보살이나 집안 식구가 잡는다. 신장대를 잡으면 법사가 그 옆에서 "천하로는 천하신장, 지하로는 지하신장, 백마신장, 오방신장님이 내리셔서 잘 집어내 주소"라고 신장 축원을 한다. 신장은 그 수가 매우 많은데, 백마신장은 무속인의 몸신장이라 하며, 백마신장을 잘 받들면 좋다고도 한다.

안택 후 부엌에서 부정풀이를 하고, 조왕경을 읽은 후 당산[장독대]으로 나간다. 당산에는 사람들이 오가므로 부정하게 여겨 황토를 놓고 그 위에 열십자로 짚을 깔고 제물을 올린다. 당산에는 터주와 칠성이 터에서 합심하라는 의미로 당산경을 읽는다. 그런 후 방안으로 들어와 불사[제석]와 조상을 위해 큰 상을 마련한다. 방에서 경을 한 석 읽고는 터에 놓았던 시루떡을 잘라서 집 안 곳곳에 가져다 둔다. 쌀독, 변소, 외양간, 문간 등도 빠뜨리지 않는다. 큰 상 옆에는 신장을 위한 상을 놓는다.

당신시루를 놓거나 별도로 백시루를 마련해 올리고, 그 앞에서 경을 한 석 외우고는 신장대를 잡는다. 신장대는 양푼에 쌀 한 말 정도를 담고 그 위에 꽂아 둔다. 신장은 대부분 보살이 잡는데, 대주나 가족 구성원이 잡기도 한다. 이때 법사가 옆에서 "이 가정에서 누지고 추진 것이 있는가? 그런 것들이 있다면 신장님께서 찾아주십시오"라고 축원한다. 귀신을 찾으면 미리 마련해 둔 귀신을 잡아넣을 병으로 귀신을 유혹하고 윽박질러 병 안에 가둔다. 이때 귀신을 유인하는 것이 신장의 역할이다. 귀신이 병 안으로 들어가면 종이로 병을 막고 왼새끼로 감아둔다. 이 병은 신장이 알려주는 곳으로 나가서 땅에 묻는다. 질병을 유발시킨 귀신을 잡아들였으니 질병도 낫고, 집안이 편안해진다고 믿었기에 과거에는 병굿을 하는 가정이 흔했다.

[현황]

병굿은 1960년대 이후로 의료기관이 세워지고 의료 지식이 보급되면서 소멸하였다. 다만,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에게는 병굿을 베풀기도 한다.

[생활 민속적 의미]

전통적인 질병관에 따르면, 귀신의 발동으로 질병이 생기고, 신령의 도움을 받아 귀신을 물리치면 병이 낫는다고 여겼다. 이때의 귀신은 잡귀 잡신일 수도 있지만, 집안의 터를 관장하는 지신 혹은 성주일 수도 있다. 가신은 가족 구성원을 돌보는 존재이지만 성주가 죽거나 집안이 불안하면 그 집안을 떠 버린다. 이때는 안택을 하여 성주를 새로 받아 모시면 질병이 낫는다. 그러나 잡귀잡신의 침탈에 의한 질병이라면 병굿을 한다.

아산 지역에서 베풀어진 병굿은 선굿보다는 경을 읽는 좌경(坐經)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옥추경, 팔양경 등의 강력한 위력을 지닌 경문과 무섭고 강한 신장의 위협으로 잡귀를 내쫓으려고 한 것이다. 집안에서 포획한 귀신은 병에 담아 집 밖의 땅에 묻어서 귀신이 더 이상 발동하지 못하게 했다. 비가시적인 귀신을 가시적인 형태로 가상해 묻음으로써 해결되었다고 믿은 것이다.

[참고문헌]
  • 이필영 외, 「아산시의 가정신앙」(『한국인의 가정신앙』-충남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
  • 이필영 외, 「민속」(『아산탕평 택지개발 사업지구내 문화유적지표조사보고서』, 충청문화재연구원·대한주택공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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