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9004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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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식명칭 | Shell Mound |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시흥시 |
시대 | 선사/석기 |
집필자 | 이헌재 |
[정의]
경기도 시흥 지역 해안이나 강변에 살던 선사시대 사람들이 버린 조개껍데기와 쓰레기 등이 무덤 형태로 된 유적.
[개설]
조개더미는 조개무지라고도 하며 한자어로는 패총(貝塚)이라 한다. 조개더미는 주로 조개껍데기로 구성되나 이 외에 다양한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하여 더 이상 쓸모없는 부서진 석기, 토기 등 일상적인 생활 쓰레기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조개더미가 출현하는 것은 신석기시대부터이다. 조개더미는 선사 및 고대의 자연환경과 생업 활동의 내용을 직접 보여 주는 다종다양한 자료와 선사시대의 사회와 문화, 인간 활동을 시간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층위학적 자료도 제공하고 있다. 조개더미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남긴 쓰레기장인 동시에 과거 생활과 문화 정보가 종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생활 유적이다.
고고학적인 조개더미 연구는 유적과 유물의 편년 연구, 생업 경제 연구, 고환경 연구, 유적 점유 양상 연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최근의 조개더미 연구는 자연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점차 과학적이고 객관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탄소·질소 동위원소 분석을 이용한 식생활 연구, 성장선[나무의 나이테와 유사]·산소 동위원소 분석을 이용한 고환경 및 유적 점유 계절성 연구 등이 조개더미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인류가 조개나 어류를 식량 자원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30만 년 전 프랑스의 구석기 유적인 테라 아미타 유적[Terra Amata Site]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해양 수산자원을 생계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그 흔적을 남기기 시작한 시기는 지금부터 1만 년 전후로 추정되며, 이 무렵부터 고고학적으로 의미 있는 조개더미가 출현하기 시작하였다.
조개더미의 출현은 전 지구적인 온난화로 자연환경의 변화와 해수면 상승 등으로 생태 환경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이러한 자연환경 변화에 적응한 신석기 사람들은 식량 자원이 풍부한 바닷가에 거주하고 해양자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되는데, 그 산물이 조개더미이다. 인간이 처음으로 바다를 삶의 공간과 생업 무대로 활용하였음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증거이다.
[시흥의 조개더미]
신석기시대는 조개더미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전국의 해안 지역에 많은 조개더미가 분포한다. 조개더미에는 당시에 바다를 무대로 생활하였던 신석기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과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한편 조개더미의 성격과 의미 등이 신석기시대와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지만, 삼한 및 삼국시대에도 많은 조개더미가 전국에 걸쳐 분포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조개더미가 출현하고 본격적으로 형성된 시기는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를 거쳐 삼한 및 삼국시대까지이다.
시흥 지역은 갯벌이 넓게 분포하기 때문에 어로 생활을 하던 신석기시대의 살림 자리로서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따라서 해안을 따라 또는 당시에 연육(連陸)의 섬이었던 지점에서 많은 조개더미가 발견되고 있다. 오이도에는 2018년 현재 오이도 조개더미, 오이도 가운데살막 조개더미, 오이도 뒷살막 조개더미, 오이도 안말 조개더미, 오이도 작은소래벌 조개더미, 오이도 소래벌 조개더미, 오이도 신포동 조개더미, 소래벌 조개더미 등 모두 12개소의 조개더미 유적이 있는데 거의 섬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서해안 지역의 조개더미 양상]
시흥시가 있는 서해안 지역에 조개더미가 다수 분포하는 것은 조개류 채집에 용이한 자연환경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해안 지역은 조수 간만(潮水干滿)의 차가 크고 간석지가 발달되어 조개의 서식과 채집에 적합한 환경을 이루고 있어 조개더미가 밀집되어 형성되어 있다. 신석기시대 서해안 지역의 조개더미 유적은 대체로 규모가 작고 출토 유물이 빈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서해안 지역 조개더미는 자원 이용을 위해 한시적으로 점유된 한정 행위 장소 또는 야외 캠프형 유적으로 보고 있다.
[의의와 평가]
조개더미는 일반적인 유적에서는 얻기 어려운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생활 유적이다. 조개더미를 구성하는 조개껍데기는 탄산칼슘이 주성분이기 때문에 조개더미를 알칼리성 환경으로 만들어주며 산성토양에 의해 분해되기 쉬운 다양한 동식물성 음식물 쓰레기, 사람 뼈 등 유기물로 된 자연 및 인공 유물 등을 잘 보호해 준다. 이러한 자연 유물과 인공 유물은 과거의 환경, 식생활, 유적 점유 양상, 생활상, 나아가 문화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시흥시에서는 12개소의 신석기시대 유적뿐만 아니라 고려 및 조선시대까지 조개더미 유적이 남아 있다. 시흥시 거모동 뒷장울골 조개더미에서 조선시대 토기와 도자기 조각들이 조개껍데기와 함께 발견된 사례가 한 예이다. 이러한 조개더미들은 선사시대로부터 내려오는 시흥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