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501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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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鄕土飮食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천안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성옥 |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의 특산물을 지역 고유의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
[개설]
천안은 충청남도의 동북부에 있다. 동쪽은 충청북도의 청원군·진천군과 접하고 있으며 서쪽은 충청남도 아산시, 남쪽은 충청남도 공주시와 세종 특별 자치시, 북쪽은 경기도 평택시·안성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국토의 중핵 도시로서 수도권의 배후이자 충청도·전라도·경상도 세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자리 잡고 있어 옛날부터 음식에서는 천안만의 고유성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기후는 온난하고 강수량은 적당하며 토질도 기름져 농사짓기에 적합하였고, 쌀·보리·밀·조·수수·콩·고추·오이·호박 등 음식 재료가 다양하게 재배되어 음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호두 이용 요리]
천안 호두는 고려 충렬왕 16년에 유청신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들어올 때 열매와 묘목을 가지고 와서 지금의 동남구 광덕면 지역에 심은 것이 시초가 되어 현재까지 시배지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광덕산에서 나오는 산채와 버섯을 이용하여 호두 고추장조림을 고명으로 얹어서 내는 호두 산채 비빔밥은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일품요리이다. 호두 고추장조림은 호두를 고추장에 조린 것으로, 호두 산채 비빔밥의 고명뿐 아니라 고급 반찬으로도 이용한다. 천안의 보리 고추장을 이용하여 칼칼한 맛과 호두의 고소한 맛이 조화롭다.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는 1934년 조귀금(趙貴金)·심복순(沈福順) 부부가 차와 과자를 즐기던 선조들을 생각하고 지금의 호두과자 모양 과자를 만들어 판매하게 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밀가루에 계란과 우유를 이용하여 반죽하고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드는데, 호두과자 안에 넣는 소는 붉은팥과 흰팥을 직접 삶아 사용하였고 호두를 팔등분하여 조각이 겉으로 살짝 보이도록 넣고 굽는다. 4~5년 전부터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료의 대부분을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에 들어서는 ‘참살이 바람’이 불면서 국내산 밀·팥·호두를 쓰는 집도 생겨나고 있다.
[장류]
충청도 음식은 맵거나 사치스럽지도 않고 양념도 많이 쓰지 않아 담백하고 구수하며 소박한 것이 특징인데 비해, 천안의 음식은 양념을 많이 사용하고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여 칼칼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옛 문헌을 보면 순창 고추장과 천안 고추장의 맛이 제일이라고 하였다. 천안의 보리쌀 고추장은 천안이 고추와 보리를 재배하기에 알맞은 땅이라서 원료가 좋고, 만드는 방법도 과학적이어서 그 맛이 일품이다.
빠금장은 천안 지역에서 전통 된장이 떨어질 무렵인 봄에 메주를 잘게 부수고 두붓물이나 보통 물을 부어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하고 부뚜막에서 2~3일간 띄우고 나서 고춧가루를 섞어 먹었던 장이다. 간을 싱겁게 하여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며, 다량의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고 겨울철에 잃었던 입맛을 찾는 데에 제격이다. 요즘은 부뚜막이 사라지면서 옛 맛을 경험하기가 어려운데, 2009년 9월에 천안 대표 음식으로 선포된 이래로 빠금장을 상품화하고 널리 알리려는 노력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떡류]
쇠머리찰떡은 가을걷이가 끝난 후 몸을 보양하는 의미에서 해 먹었던 떡으로, 찹쌀가루에 호박오가리·밤·서리태·팥·대추 등을 넣어 얼룩얼룩한 것이 쇠머리편육을 닮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모둠배기라고도 하고 콩찰떡이라고도 한다. 현재까지도 가정과 떡집에서 많이 해 먹고 있다.
호두 찹쌀문주는 호두부꾸미를 말하는데, 문주는 천안 지역 방언으로 부꾸미를 뜻한다. 부꾸미와는 달리 호두 찹쌀문주는 모양을 네모나게 접는 게 다르며, 소도 팥고물에 호두를 넣는 게 천안만의 특징이다.
[일품요리]
병천 순댓국밥은 1840년 무렵부터 아우내 장터에서 장꾼들에게 판매했던 음식이다. 돼지의 뼈를 푹 곤 육수에 병천 순대와 익힌 머리 고기·내장 등을 넣어 새우젓·깍두기와 함께 낸다. 영양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하여 서민의 대표 음식으로 손꼽히며, 지금까지도 병천 순댓국밥을 먹으려고 전국 각지에서 천안을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동남구 병천면에는 순대집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현재는 천안 12경 중 5경으로 병천 순대 거리가 포함되어 있다.
도토리묵밥[도토리묵국]은 도토리묵을 채 썰고 멸치·다시마·무로 낸 육수에 데쳐서 그릇에 담아 김치·오이·달걀지단·김 등 고명을 얹고 나서 육수와 양념장을 곁들여 내는 음식이다. 원래 동남구 유량동의 태조산과 동남구 목천읍의 삼뱅이에서 도토리를 많이 채취할 수 있었고 원성천의 물이 맑아 도토리묵을 제조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렇게 만든 도토리묵은 서울에까지 팔리기도 했는데 점점 원료도 마땅치 않은데다가 원성천의 물도 줄어들고 오염되면서 지금은 한두 집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천안 설렁탕은 1900년대 초부터 천안 지역에서 먹기 시작하였다. 집안에 혼례가 있을 때 살림이 넉넉한 집은 소를 잡아 뼈를 푹 곤 다음에 밥이나 국수를 말아 내기 시작한 데에서 유래했다. 현재도 식당에서는 설렁탕에 밥 또는 국수를 제공하는데, 서북구 입장면에서는 국수를 말아서 내는 것이 보편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