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04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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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己卯士禍 |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유형 | 사건/사건·사고와 사회 운동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시대 | 조선/조선 전기 |
집필자 | 문안식 |
[정의]
1519년 훈구파에 의해 신진 사류들이 숙청되고 조광조가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 지역에 유배된 사건.
[개설]
기묘사화 때에 많은 사림들이 참화를 당하거나 귀향에 처해졌는데, 이들과 화순군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조광조(趙光祖)[1482~1519]와 최산두(崔山斗)[1483~1536]는 각각 지금의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와 동복면에서 귀양살이를 하였으며, 능주면 출신의 양팽손(梁彭孫)[1488~1545]은 고향으로 내려와 20여 년 동안 머물렀다. 화순 지역에서는 이들의 영향을 받아 성리학의 기풍이 진작되고 사림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적 배경]
조광조는 개국 공신 조온(趙溫)[1347~1417]의 5대손으로 한양에서 태어났다. 1510년(중종 5) 사마시에 장원으로 합격, 진사가 되어 성균관에 들어가 공부하였다. 성균관 유생들의 천거와 이조 판서 안당(安塘)[1461~1521]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관직에 나가 전적과 예조 좌랑 등을 거쳐 수찬, 부제학을 역임하였다.
조광조는 미신 타파를 내세워 소격서(昭格署)의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였고, 현량과(賢良科)를 실시하여 김식(金湜)[1482~1520]·김정(金淨)[1486~1521]·기준(奇遵)[1492~1521]·박상(朴祥)[1474~1530] 등 소장 학자들을 뽑아 요직에 안배하였다. 이들 신진 사류들과 함께 훈구 세력의 타도와 구제(舊制)의 개혁 및 반정 공신의 위훈 삭제 등 새로운 질서의 수립에 나섰다.
[결과]
신진 사류의 급진적인 개혁은 1519년(중종 14)에 훈구파의 강한 반발을 야기하여 기묘사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조광조는 김정·김구(金絿)[1488~1534]·김식 등과 함께 투옥되었다. 조광조는 김정 등과 함께 사사(賜死)의 명을 받았으나, 영의정 정광필(鄭光弼)[1462~1538]의 간곡한 비호로 지금의 능주면에 유배되었다. 그러나 조광조는 훈구파인 김전(金詮)[1458~1523]·남곤(南袞)[1471~1527]·이유청(李惟淸)[1459~1531]이 각각 영의정·좌의정·우의정에 임명된 후 사사되었다. 그의 시신은 양팽손에 의하여 수습된 후 지금의 화순군 이양면 중리에 가매장된 후 다음 해 유족에게 인도되었다. 능주면 남정리에는 1667년(현종 9)에 송시열(宋時烈)[1607~1689]이 비문을 짓고, 송준길(宋浚吉)[1606~1672]이 글씨를 쓰고, 능주 목사 민여중(閔維重)이 세운 ‘정암 조 선생 적려 유허비(謫廬遺墟追慕碑)’가 남아 있다.
한편 기묘(己卯) 사학사(四學士)로 추앙받는 최산두·양팽손·기준·박세희(朴世喜 )[1491~?] 중 두 명의 학사가 화순 지역과 인연을 맺었다. 양팽손의 본관은 제주(濟州), 자는 대춘(大春), 호는 학포(學圃)이며 능성(綾城) 출신이다. 1510년(중종 5) 조광조와 함께 생원시에 합격한 후 정언(正言)·전랑·수찬(修撰)·교리(校理) 등의 관직을 역임했다. 기묘사화가 일어나자 고향인 능주로 내려와 지금의 이양면 쌍봉리에 학포당(學圃堂)을 짓고 독서로 소일하였다. 그는 기준·박세희·최산두 등의 기묘 명현들과 친교를 맺고, 능주로 유배되어 온 조광조와 경론을 같이 탐구하였다. 1544년 용담 현령(龍潭縣令)에 잠시 부임했다가 곧 사임하고 다음해에 58세로 죽었다.
최산두는 지금의 전라남도 광양시 봉강면 부저리에서 태어났다. 15세 때에 『주자강목』 80권을 지고 석굴에 들어가 3년 동안 글을 읽는 등 문장과 필법에 뛰어났다. 기묘사화 때 귀양 와서 지금의 동복면 연월리에서 적거 생활을 하였다. 최산두는 37세 때 의정부 사인으로 있을 때 유배되어 51세가 된 14년 만에 유배가 풀렸다. 그 후에도 동복에 머물다가 2년 만인 53세에 생을 마쳤다.
최산두는 동복에 거주하며 김인후(金麟厚)[1510~1560]·임억령(林億齡)[1496~1568] 등과 같은 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많은 후학들을 양성하여 호남 도학의 사종(師宗)으로 추앙되고 있다.